황혼이혼 (gray divorce) 이란 부부가 자녀를 양육하고 난 후, 주로 50대 이후에 하게되는 이혼을 말합니다.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에 진출하거나 또는 결혼을 해서 일가를 이루고 나면 대개 부부의 나이가 50대 이후가 되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황혼이혼은 증가 추세인데 그 이유로는 산업화에 따른 생활수준의 향상과 기대수명의 증가, 또 평생제도로써 결혼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변화,  여성들의 사회진출로 재정적인 독립성 증가와 여권신장, 그리고 이혼이 윤리적, 사회적으로 보다 용인된 점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1970년 한국인 성인 남성의 기대수명은 58.7세, 한국인 성인 여성의 평균수명은 65.8세 였습니다. 50여년이 지난 2021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성인 남성의 기대수명은 80.6세, 한국인 성인여성의 기대수명은 86.6세 였습니다. 식생활 개선과 의료기술 발전이 일조한 엄청난 변화라 하겠습니다.  

기대수명의 증가는 황혼이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황혼이혼을 하게 되는 경우, 성장기 자녀에게 경제적,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해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감내하다가, 자녀가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나고 빈 둥지 증후군 (empty nest syndrome) 을 경험하면서, 그 동안은 자녀라는 공동목표를 가지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한 개인으로서 서로의 차이점을 인식하고 불행했던 결혼생활을 정리하려고 마음 먹게되는 것입니다.

배우자로 부터 정신적,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받았던 경우, 배우자의 외도나 중독 (술, 약물 또는 도박 등) 때문에 고통받았던 경우, 그리고 배우자가 재산권을 독점하거나 또는 탕진해서 생기는 문제점으로 이혼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는 배우자와의 성격 차이로 불행하게 살았던 경우, 앞으로 남은 삶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만족과 성취로 채워보고자 이혼을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의 만족도가 건강과 수명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배우자와 매일같이 다투고 분쟁하거나, 또는 배우자와 몇 년째 말도 없이 무관심하게 남남처럼 사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그 동안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행복에 집중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황혼이혼 후, 혼자 자유롭게 살 수도 있고,  대화가 잘 통하고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과의 재혼을 통해 앞으로 맞이하게 될 제 2의 삶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